09 음모 아래 by 이매릭(Imae Rick) published on 2018-01-02T10:49:34Z 09 음모 아래 마마무, 「음오아예」, 2015. Marvin Gaye, 「When Did You Stop Loving Me, When Did I Stop Loving You」, 1978. “you were so divine and you love was like mellow wine pains of love, miles of tears. enough to last me for my lifetime broken hearts last for years, soon break away to the noonday sunshine one thing I can promise, friend. I'll never be back again but I'm not really bitter babe I wish you all the luck and all the love in the world.” 너의 음모 아래에서 내가 알게 되면 안 될 일이 벌어진 것 같은데. 나의 음모 아래로 넌 점점 고갤 숙이고 난 가만히 눈을 감았네. 너가 나를 그다지 좋아하거나 사랑하지 않는 건 나도 잘 알지만 그렇다고 다른 남자랑 단둘이 네 방에서 술 먹고 취한 걸 왜 버젓이 인스타에 올린 건지 전화를 걸어. 받긴 받는데 아무 말이 없어. 지금 너 뭐하냐고 계속 닦달 해봐도 꼬부라진 목소리마저 찾을 길 없고 그렇게 고요한 와중에 대뜸 귓가에 꽂히는 건 평소보다 더 간드러진 신음소리뿐, 이마에 핏줄이 도드라져 곤두설 즈음 덜덜 떠는 손으로 버벅거리다 녹음버튼을 기어이 누르며 결국 다 들었어 너의 음모 아래에서 내가 알게 되면 안 될 일이 벌어진 것 같은데. 나의 음모 아래로 넌 점점 고갤 숙이고 난 가만히 눈을 감았네. 다음 날 평소처럼 만나니 속 쓰리다며 칭얼대기에 선짓국을 한 그릇 사주곤 은근슬쩍 캐물었지 자길 못 믿냐며 갑자기 자기 방으로 가자더니 뜬금없이 분위길 잡으며 너가 처음으로 입으로 해준단 말에 흠칫 놀란 난 모른 척하고 빤스랑 바지를 단숨에 내릴 수밖에 없었어. 이렇게라도 해야 자길 믿을 거 같다는데 어쩌겠어 아니 근데 이런 거 질색하던 애가 뭐야, 거기까지 핥아? 회까닥 돌 정도로 깜짝 놀라 오우야 에라, 모르겠다 어제 그 새끼 땀 냄새가 밴 네 침대에 大자로 뻗어 에어컨이나 틀었네. 너의 음모 아래에서 내가 알게 되면 안 될 일이 벌어진 것 같은데 나의 음모 아래로 넌 고갤 수그리고 난 대체……. 우린 결혼 할 사이 평생 같이 살 사이 너와 나는 이미 양가 어르신께 인사 다 한 사이 난 괜찮아 설사 무슨 일이 있었다 해도 나는 막상 이제 와 파혼할 엄두가 나질 않아 이윽고 움찔하며 너의 아찔한 혓바닥위에 난 평소보다 더 많이 쏟고 말았지 잔뜩 찡그린 너의 표정은 가히 볼 만했어. 크리넥슬 허겁지겁 찾느라 멋없이 뒤뚱거리던 처진 엉덩이도 역시 아예 묻는 말에 모두 솔직하게 말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차갑게 응고가 된 맘은 그냥 요래 혼자 속으로만 누그러뜨려볼게. 우린 결혼 할 사이 평생 같이 살 사이 넌 모를 걸, 내가 재미난 녹음파일을 갖고 있다는 걸 Genre Hip-hop & R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