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혁 X 로현 - 눈사람 아저씨 by NTX

Lyricist : 로현
Composer : 로현
Arranged : 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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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이 눈이 내리던 날에
작은 손님이 나를 만들었어요
새 단추를 달아주고, 목도릴 둘러주고
존재 않던 표정을 지어주었죠
이윽고 종이 울리면 난 모자를 들고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넬게요
실례가 안 된다면 잠시 실례할게요

서로의 손과 손을 감은 채
이 곳으로부터 도망가요
고요히 두 발을 떼며 우리
사라질까요
멀리서 해가 떠오를 때면
아무 일도 없던 것 처럼
침대에 누워 이불을 얹고
눈을 닫아요

커다란 발소리에 들키지 않게
숨을 죽이며 계단을 올라요
형광등을 틀어보고, 큰 양복도 입어보고
비틀거리며 보드에 올랐죠
자칫하면 뜨거운 벽난로 앞에서
이른 이별을 마주할 뻔했지만
허무함의 편지를 적기에는 아직 때가 아니니

서로의 손과 손을 감은 채
이 곳으로부터 도망가요
고요히 두 발을 떼며 우리
사라질까요
멀리서 해가 떠오를 때면
아무 일도 없던 것 처럼
침대에 누워 이불을 얹고
눈을 닫아요